읽었다. 드디어. 불편함 편의점.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.
현실과 사람에 치여 살고 있던 나에게 은은한 감동을 줬다.
청파동 골목에 자리 잡은 작은 편의점 ALWAYS.
어느 날 서울역에서 살던 덩치가 곰 같은 사내가 야간 알바로 들어오면서
편의점에 신선한 변화의 바람이 일기 시작한다.
서울역 홈리스 독고와 편의점 사장 염 여사의 따뜻함을 보고 있으면 어느새 나의 마음도 따뜻해지는 느낌이 든다.
아, 사람에게서 느낄 수 있는 온기란 이런 거였나. 현실에 치여 살며 잊고 있었던 사람의 온기를 나는 불편한 편의점 책을 읽으며 찾았다. 독고가 편의점 손님들에게 건내는 특별하지 않은 말들이 손님들에게는 큰 위로가 나에게는 "언젠가 나도 친구들을 독고씨 처럼 위로해주어야 겠다." 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. 서울역 노숙자. 독고가 편의점 사장 염 여사와 만나게 게 된 계기부터 소설같다. 소설이니까. 오랜만에 읽는 소설 책이였는데 첫 장 부터 빠져들어서 정말 금방 읽었다.
나는 불편한 편의점으로 만든 그. 독고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.
독고. 고독한 이름. 그 이름을 얻기 까지 독고의 인생. 후반부에는 독고의 기억을 잃기 전 스토리가 나온다. 초반부에 독고에게 느끼던 감동이 독고의 과거를 알고 보니 그도 누구에겐 나쁜 사람이였겠구나 하고 살짝 사그라 들었다. 아, 이건 내 색안경 때문이다. 노숙자 독고는 마냥 착하고 인생을 다 경험한 사람이라고 색안경을 끼고 보고 있었던 것 같다. 그래서 독고의 진짜 인생을 마주했을때 당황했던 걸지도 모르겠다. 그럼 독고 본인은 얼마나 더 당황했을까. 어떻게 위로해야하는지 잘 몰랐지만 꾸미지 않은 담백한 말들이 많은 사람들을 위로했고 본인도 위로 받았다. 그렇게 조금씩 기억을 되찾았고 과거에 잘 못한 일 들을 잊지 않고 살아가기로 한다.
후반부에 갑자기 나오는 코로나. 뜬금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던데 나는 별 생각없이 읽었다. 코로나로 마스크를 쓰게 되면서 답답한 아저씨들의 이야기와 지금은 코로나가 일상이지만 초기엔 다들 무서워하던 분위기가 담겨있어서 그땐 그랬지 하면서 읽었다. 코로나가 결말까지 쭉 같이 가게 되는데 그래서 결말에 의문을 가지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다.
결말에 의문을 가진다 해도 이 소설은 분명 재밌는 책이다. 책을 읽는 내내 즐거웠고 독고가 궁금했고 염 여사 아들의 꿀밤을 날리고 싶기도 했다. 1권을 재밌게 읽었으니 이제 2권도 읽어볼 예정이다. 낭떨어지에서도 죽지않고 살아가는 독고를 생각하며 나도 열심히 살아봐야겠다.